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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스터디를 시작하다

녹턴의일상

by 녹시턴트 2017. 1. 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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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스페인어 스터디에 참석했다. 사실 이곳에 처음 방문했었던 건 2주 전이였다. 그리고 저번 주가 처음이었어야 했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2주 뒤인 오늘 가게 되었다. 내가 스페인어를 시작한 계기는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 전 영국계 네덜란드인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서였다. 시간이 꽤 지나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강의의 요점은 job availability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에 듣는 동안 나도 꼭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겠다 다짐했고, 초급스페인어를 수강 신청하였다. 스페인어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스페인어가 오직 내가 미국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와 스페인어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그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는 알지 못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새로운 언어를 시작하는 사람의 목표는 비슷할 것 같다. 원어민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아듣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나와 다른 언어 천재분들을 원어민 수준이 목표일지도 모른다....) 항상 나는 새로운 언어의 기초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다. 중학교 때 일본어를 배웠을 때도....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독일어를 배웠을 때도....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동안 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스페인어를 배우는 동안, 그런 기분을 또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채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스페인어를 수업을 수강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단계를 뛰어넘고, 중급 스페인어를 수강하면서 시작되었다.


교수님께 나는 할 수 있다! 라고 큰 소리를 뻥뻥 치고, 다음 학기가 시작하기전 10일간 방학동안 혼자 한 학기 분량의 스페인어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생활의 폭풍과제, 폭풍퀴즈, 폭풍시험, 폭풍발표로 나는 너무나 지쳐있었다. 그것도 모국어가 모든 것을 영어로 해야 했기에, 한국이 너무 그리웠다. 그렇게 나는 한국의 향수를 찾아 한국 예능을 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방학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개강 첫날 중급 스페인어 수업을 들어갔더니, 교수님이 스페인어로만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셨다. 멘탈을 부여잡고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교수님께 모르는 것들을 질문했다. 내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두 가지였다. "이미 우리가 배웠던 거야." "그건 네가 당연히 알아야 할 내용이니 알려줄 수 없어."


결국, 중급 스페인어 수업시간에 나는 원치 않게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물어도 이해가 되지 않으니 대답을 못 하고, 모르는 것을 질문해도 돌아올 두 가지 대답에 그저 가만히 있었다. 내 과제는 자연스럽게 베네수엘라 룸메이트 몫이 되었고, 구글 번역기라는 대단한 친구에게 의존하기 시작했다. 학기가 끝난 뒤 비싼 돈을 주고 산 스페인어 교재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고, 이것이 스페인어와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토익과 토스 시험을 치고 나자, 문득 스페인어가 그리워졌다. 그래서 무작정 스페인어 시험 교재를 사고, 델레 시험을 11월에 쳤다. 그렇게 다시 스페인어와 나의 인연은 시작 되었고, 올해에 좋은 기회가 생겨 스페인어 스터디를 시작하였다. 다음에는 스페인어 공부와 스터디에 대한 포스팅을 한 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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